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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닌 밤중에 홍두깨 같은 아이디어
1975년, 에드 폴스는 미네소타의 차가운 겨울밤을 바라보며 즐거워하고 있었다. "크로스컨트리 하기엔 딱 좋은 밤이군." 그는 주말에 있을 경기를 위해 얼음 같은 빗발과 끔찍한 진창 속에서도 끝까지 훈련해보리라 결심했다. 하지만 쓸쓸한 밤을 헤쳐나가다보니 자신이 왜 그렇게 괴로운 시련을 참아내며 훈련을 하는지 궁금해졌다.
그런데 갑자기 희한한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실내에서 크로스컨트리를 할 수는 없을까? 그는 이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실현해보기로 마음먹었다. 작업을 하다보니 그게 쉽지 않았다. 제품은 고정되어 있어도 몸은 앞으로 가는 동작을 할 수 있도록 설계돼야 했던 것이다. 폴스는 수많은 실패 끝에 격렬한 야외 운동을 실내에서 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하여 운동기구 업계를 놀라게 한다. 희한하게 생긴 이 기구는 완벽하게 작동했다. 자, 달려보자. 세상에서 가장 좁은 대평원 위를! 노르딕트랙!
노르딕트랙의 원래 상표명은 노르딕 작(Nordic Jock)이었다. 하지만 여성단체는 이 이름이 성차별적이라는 이유로 반대했다.
30년 전만 해도 건강 산업은 거의 불모지 상태였다. 1970년대 초, 노스틸러스 사는 체력 단련과 혈액 순환에 좋은 운동기구 세트를 시장에 내놓았다. 이것들이 훗날 운동기구 혁명에 기초가 되었다. 하지만 노스틸러스의 세트를 온전히 갖춰놓을 만큼 집이 넓거나 돈 많은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물론 고정된 자전거는 집안에서 쓸 수 있었지만 그래봐야 에어로빅과 다리 운동이 고작이었다. 집에서 체력단련을 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전신운동 기구는 없었다.
위대한 발명은 차고에서 시작된다
폴스는 “위대한 발명은 차고에서 시작된다" 라고 말한다. 그리고 숙련된 기계공답게 다른 어떤 곳보다도 차고에서 더 많은 일을 해냈다. 그는 특수강만 모아놓은 이웃의 고철더미를 이잡듯 뒤져서 시제품에 쓸 원재료를 마련했다. 발견한 몇 대의 기계에서는 플라이휠(회전속도 조절 바퀴) 벨트를 떼어내서, 실제로 스키를 타는 것처럼 흔들리는 효과를 내는 데 이용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시제품에는 사용자들이 넘어지지않도록 하는 지지대가 없었다. 이는 사용자의 건강 증진이라는 용도에는 어울리지 않는 썩 상서롭지 못한 출발이었다. 두 번째 장애물은 운동기구에 진짜 크로스컨트리 스키가 장착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사용자가 노르딕트랙을 쓰자면 스키는 물론 스키 부츠도 신어야 했다.
그러나 폴스는 개의치 않고 몇몇 초기 모델을 여름 동안 훈련을 하는 국가대표 팀에 기증했다. 1975년에는 입소문 덕택에 수제품 모델 몇 개가 팔리기도 했다.
폴스 가족은 이 기구를 좀 더 홍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 1975년, 그들은 워싱턴에서 열린 운동기구 쇼에 부스를 마련하여 노르딕 트랙을 전시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참석자들은 생긴 것도 희한한데다 가격도 450달러나 되는 기계에 비웃음을 보낼 뿐이었다. 스웨덴의 운동기구 회사 툰루리의 중역들도 노르딕트랙을 비웃었다. “스웨덴에선 눈 위에서 스키를 탑니다." 1975년이 끝나갈 무렵에도 팔린 것은 고작 208개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