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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수첩이 회사를 살리다
2차 대전 때였다. 런던의 노먼 앤 힐 컴퍼니는 자신들이 독일 공군의 표적이 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들이 만드는 것"이라고는 구성이 알차고 크기도 작은 일정 정리 수첩뿐이었다. 그것이 독일군에게 무슨 위협이 되겠는가?
그러나 1940년 12월, 회사는 날벼락을 맞았다. 표적을 벗어난 독일 폭탄 하나가 건물에 명중하는 바람에 회사와 회사의 기록이 엉망이 되어버린 것이다. 폭격이 끝난 후 앞날은 깜깜해보였다. 간부들이 고객과 공급처 명단을 다시 만들자면 몇 달은 걸릴 것 같았다.
그때 그레이스 스커가 나타난 것이다. 건물의 잔해를 앞에 두고 동료들이 실의에 빠져 있던 순간이었다. 그녀는 한 손으로 수첩을 흔들고 있었다. 거기에는 회사가 당장이라도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정도로 정보가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1928년, 그저 몇 주
일할 생각으로 회사에 왔던 그레이스는 그제서야 비서로 정식 채용되었다. 1930년, 필로팩스라는 등록 상표를 지은 것도 바로 그녀였다. 이름을 지은 사람이 상품의 특징을 제대로 활용해서 회사를 구했다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지 않을까?
라이프 스타일의 변화를 반영하다
증조부님 세대를 상상해보자. 당시에는 전화도 없었을지 모르겠지만, 어쨌건 전화를 하자면 크랭크를 돌려서 교환원과 일단 통화를 해야했다. 그리고는 이렇게 말하는 것이다. “시카고 불스에 사는 마이클 조던 부탁해요."
요즘은 조던 씨에게 연락하려면 집 전화, 별장 전화, 카폰이나 휴대폰, 그리고 팩스 번호를 알아야 한다. 이메일 주소도 물론 포함된다. 그리고 편지를 보낼 생각이면, 우편 번호나 우편 번호에 숫자 4개가 더해진 번호를 사용해야 한다. 이 모든 번호를 어떻게 일일이다 기억할 것인가?
또 콘서트나 공연 티켓은 어디에 보관할 것이며 각종 영수증이나 전표는 어디에 둘 것인가? 운전면허증과 신용카드, 헬스클럽 출입증은 또 어디에 보관해야 한단 말인가? 그 뿐인가? 약속시간이나 장소, 생일, 기념일들은 어떻게 다 기억할 것인가? "그만! 내가 졌다."
“자, 그 모든 정보를 모두 모아 모아서-정보 중심지 필로팩스!” 필로팩스는 현대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필수품이 되었다.